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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추락때 금값 하락 기현상… 전세계 "믿을건 달러뿐"


[코로나 경제위기] 코로나 공포에… 안전자산 金·채권까지 팔아 현금화

"일단 불확실성은 피하고 보자"… 超안전자산인 달러에 돈 몰려 생산·소비 등 실물 충격이 금융위기로 번질 우려에 금융株 폭락 美전문가들 "금세기 가장 심각한 위기… 아직 중간밖에 안 왔다"


우한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세계 증시를 덮쳐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안전 자산으로 인식돼 온 금이나 채권까지 팔아치우는 보기 드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단 불확실성을 피하고 보자는 투자 심리가 작용해 안전자산까지 투매(投賣)하는 것이다. 주식과 채권, 금 등 종류를 가리지 않는 '묻지 마 팔자'로 생긴 현금은 '초(超)안전 자산'인 달러에 몰리고 있다. 미국 TD 증권의 프리야 미스라 연구원은 "위기에서는 팔고 싶은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팔아야 한다"며 "지금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시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공포는 가장 먼저 금융주 주가 폭락으로 나타났다. 우한 코로나로 발생한 생산·소비 등 실물의 충격이 금융 위기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들의 주가는 지난달 19일 이후 지난 12일까지 37% 정도 급락했다.



◇안전 자산 가격까지 하락하는 패닉 장세가격(뉴욕상품거래소 선물 기준)13온스(28.3g)1587.7달러로 미국 증시가 7% 이상 폭락했던 지난 9'블랙 먼데이' 이후에만 5.5%(93달러) 떨어졌다. 금값은 20189월 이후 16개월 만에 40% 가깝게 올랐는데, 단기 가격 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의 국채 금리는 올랐다. 국채값이 떨어지면 반대로 국채 금리는 오른다. 이에 따라 프랑스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9일 연 -0.387%에서 -0.112%0.275%포인트 올랐다. 영국 국채 금리도 같은 기간 0.1%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코로나 불안감도 있지만, 향후 각국 정부가 재정 확장 정책을 펴려면 국채를 대거 발행해야 하므로 국채 물량 급증에 따른 가격 하락을 예상해 투자자들이 채권을 판 것으로 해석된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위험 자산인 주식과 안전 자산인 채권이 동시에 가격 하락을 겪는 위기 상황을 처음 본다""돈이 증시에서 채권시장으로 옮아갈 새도 없을 정도로 주식시장이 매우 급속하게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고 말했다.

반면 달러 값은 올랐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그래도 역시 믿을 건 달러밖에 없다'는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세계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3일 97.5로 지난 9일(94.9)보다 3% 가까이 올랐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기준금리를 내리고 재정을 푼다고 할지라도 상반기까지는 극도의 위험 회피 성향으로 인해 달러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기 침체 빠질 수도 전문가들도 금융시장 대혼란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번 우한 코로나로 불거진 경제 위기에 대해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금세기 가장 심각한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리 브라크만 퍼스트아메리칸트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요한 질문은 바닥에 도달했느냐는 것"이라며 "내 생각에 아직 중간밖에 오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우한 코로나가 창궐한 국가들은 자금이 말라 세계를 상대로 손을 벌리는 지경이다. 이란은 12일 국제통화기금(IMF)에 50억달러를 긴급 요청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국) 경제 규모 3위인 이탈리아는 전 국가가 마비되며 재정 위기에 빠질 위험에 처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250억유로(약 34조원) 규모의 기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13일 유럽으로부터 입국 금지 조치를 실시한 미국도 경제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 경제조사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2분기(4월~6월) 미국 경제는 전 분기 대비 1% 마이너스 성장하고 3분기에도 비슷한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뒷걸음치는 '경기 침체(리세션)'에 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한 2008년 4분기(-2.1%)와 2009년 1분기(-1.1%)가 마지막이었다.


[조선일보 3월 14일 기사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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